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위래, 사람을 사로잡는 이야기의 비밀을 아는 작가

2022-11-24


 

사람은 둘 사이에 비슷한 점을 잘 찾아내는 동물이다. 특히 사람은 사람의 삶과 관계가 있는 비슷함을 더 잘 찾아낸다. 흔한 예시로 사람은 자동차를 앞에서 보면 헤드라이트는 눈 같고 자동차 회사의 문장은 코 같고 자동차 앞의 그릴 부분은 입 같아서 그 모습이 사람 얼굴 같다는 생각을 쉽게 떠올릴 수 있다. 정도가 심한 예시로는 이모티콘도 있다. 키보드의 6자 키 위에 새겨져 있는 기호인 “^” 모양을 “캐럿”이라고 부르는데, 한국인들은 캐럿 두 개만 나란히 써 놓아도 그것이 사람의 웃는 얼굴 모습이라고 생각한다.

 

이런 비슷한 점을 잘 이용하면 신비로운 이야기, 그럴듯한 상상을 활용한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꾸려 나갈 수 있다. 만약 주인공이 비좁은 가구 가게 안의 통로를 걸어가고 있는데 통로에 세워 둔 의자의 옆면이 등 뒤에 닿았다고 해 보자. 이런 이야기로는 그럴듯한 상상을 이어 나가기란 쉽지 않다. 그렇지만 낙엽이 다 떨어진 길게 뻗은 나뭇가지의 끝부분이 사람의 등 부분에 닿는 장면을 생각해 보자. 앙상한 나뭇가지의 모습을 보고 많은 사람들은 길게 뻗은 팔이나 손 모양과 비슷하다고 상상한다. 그렇다면 그 비슷한 점을 이용해서 신비로운 이야기를 상상해 보자. 나뭇가지가 사람의 손이 된다고?

 

나뭇가지가 어깨 뒤에 닿은 느낌을 누군가 어깨에 손을 얹었다고 주인공은 착각한다. 주인공은 고개를 돌려 나무를 쳐다본다. 이런 이야기는 더 자연스럽고 쉽게 이어져 나가는 느낌이다. 주인공은 고개를 돌려 나무를 쳐다본다. 나무를 보고 주인공은 무엇을 느낄까? 왜인지 나무가 불길해 보이는 느낌이 든다는 이야기로 이어진다면 어떨까? 나무가 나를 쳐다보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고 해 보면 어떨까? 아예 나무가 정말로 팔을 뻗듯이 나뭇가지를 움직여 그 가지로 나를 툭툭 건드리는 신비로운 일이 벌어졌다고 해 보아도 재미있지 않을까?